
프로젝트 ILN이 이번 이벤트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상품, 엘리자베스 엘 포스트의 <서양식 예절>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서양 문화권에서 통용되는 각종 에티켓들을 정리한 책이지요.
내용이 굉장히 상세해요. 에티켓의 '총정리 완벽 가이드'라고 할 수 있을 듯?
약간 들여다보자면...
대화의 기술, 인사법, 편지나 초대장 쓰는 법, 옷차림, 모자와 장갑을 벗을 때와 벗지 말아야 할 때 등등의 일상적인 부분들부터 해서
극장, 오페라, 교회, 식당, 신사 클럽에서 지켜야 할 예절,
식탁 예절, 파티의 형식, 만찬 준비하는 법도 있고, 혼례나 장례, 영성체 등등 각종 예식에 대한 안내까지.
파워풀한 자료집이죠. 이것이야말로 근대 서양 역사물 매니아, 시대극 창작자,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계신 진정한 신사 숙녀분들, 아가씨의 마인드를 구현하고픈 로리타 아가씨들, <소라의 미용실> <소라의 옷장> 같은 책의 향수에 젖어 있는 분들---그 모든 분들을 위해 준비된 잇아이템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ㅂ'
빅토리아 시대라든가 20세기 초중반 서양 상류층의 일상생활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은 많지만...
정확히 어떤 에티켓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일상 생활을 했었는지 쉽고 간편하게 알 수 있는 자료는 막상 잘 없지요. 우리하고는 문화가 너무 달라서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을 뿐 감이 잘 안 오기도 하고.
문화사 생활사를 다룬 서적 같은 걸 봐도 아무래도 인문학서이니만큼 실질적인 테크닉을 A부터 Z까지 가르쳐주는 그런 책들이 아니고... 그 시대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나 소설에서 참고를 하려고 해도 원하는 바가 딱딱 들어 있지 않으니까 답답하셨죠?
그런 분들에게는 오아시스와도 같은 책일 거예요. 저만 해도 보수동 책방 골목에서 이 책을 처음 발견해 목차를 넘겼다가 그대로 사랑에 빠졌음.

어떤 오타쿠가 쓴 책이냐...면 그런 건 아니고
이 '서양식 예절'은 Etiqutte이라는 원제로 1922년에 처음 출간되었습니다. 그때 원저자는 에밀리 포스트(위의 사진)였고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의 일이죠.
당시에만 해도 예절은 상류층, 젠트리, 부자들의 사교 생활에 쓰이는 까다롭고 어려운 규범들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하층민의 동경을 불러일으켰고, 중류계급은 이 에티켓을 잘 소화해내서 품격과 덕성을 갖춘(-_-) 상류층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대체로 뭐 그런 인간군상이었져.
그런 시대에 에밀리 포스트가 에티켓의 '바이블'을 총정리해 출간했으니,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당연지사. '이 책만 읽으면 당신도 훌륭한 레이디 앤 젠틀맨!' 같은 느낌으로 환영받았겠지요.
이후 몇십년 간 이 책은 미국 중산층 집집마다 서가에 한 권씩 꽂혀 있는 교양서적이 되었습니다. 예의 있고 교양 있고 적정 수준의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숙지해야 할 지침서라는 위상을 점했지요.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예절 수업을 위해 이 책을 교재로 쓰기도 했고요.
에밀리 포스트는 이 책으로 일약 유명해져서, '서양 예절의 구루(Guru)'라는 별칭도 얻었어요. (오리엔탈리즘을 볼 수 있는 대목이군요. 그들도 동양처럼 생활의 규범과 정신의 도야를 조화롭게 가르치는 '스승'의 존재를 원했다는 느낌.)
위에 게재한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듯이... 에티켓의 마스터, 모든 레이디의 우상, 뭐 이런 아우라가 폴폴 풍겨나오는 녀성분입니다.
급기야는 '에밀리 포스트'라는 말이 '에티켓'의 대체어가 될 수준까지 이르렀고, 에밀리 포스트 협회(The Emily Post Institute)도 생겨서 대대손손 서양의 예절을 연구하고 뭐 자잘하게는 아이 양육법이나 비지니스 에티켓 같은 서적들도 내고 그런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에밀리 포스트는 미국인입니다. 의외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전 오히려 매우 미국다운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에티켓이라는 게 나라마다 지방마다 시대마다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고, 하물며 작은 지역 사회들이나 그룹에 따라서도 분위기가 좀 다른데요. 그런 세세한 결을 다 무시하고 이렇게 '총 집약판 가이드북' 같은 걸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지극히 미국다워서 재미있다고 할까요.
영국 같은 데서는 요런 식으로 '당신도 3시간만에 신사숙녀로 변신할 수 있다' 같이 노골적으로 에티켓을 가르치는 '자기계발서'를 만든다는 건 아무래도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겠죠. ㅎ_ㅎ
그러거나 말거나 여전히 우리에게는 유용하고 소중한 책이죠. 미국식으로 '표준화된' 에티켓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으시면 더더욱 좋습니다.

지금 이 <서양식 예절>은 에밀리 포스트의 손녀딸인 엘리자베스 포스트가 쓴, 75년도판 개정판입니다.
22년에 나왔던 초판하고는 50여년이 흐른 셈이니 많은 게 달라졌지요. 현대적인 변화가 나름대로 반영되어 있고요.
그렇다고 해도 2012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1975년이란 결코 '현대'가 아니게 되어버렸고...
책 안에도 '옛날에는(20세기 초) 이러저러했으나 요즘에는(70년대) 조금 더 자유롭게 용인되는 추세다.' 같은 식으로 역사적인 흐름이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100년을 아우르는 과거의 에티켓과 현재까지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2년 브리태니커에서 박홍석 번역으로 초판 출간된 책이에요.
물론 현재는 절판!
귀한 책, 이번 기회 놓치지 말고 얼른 업어가세요. ^_^
도서를 받으시려면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셔서 ILN 2012년 신년 이벤트에 참여해 주세요~

[ 목차 ]
1장 : 대화의 기술
1. 말과 말씨
- 말 공부/ 말소리/ 말의 뜻과 쓰임새
2. 호칭
- 일반 호칭/ 여자의 호칭/ 공직자와 군인의 호칭
3. 소개와 인사
- 소개의 기본 규칙/ 집안 사람을 소개할 때/ 지위가 높은 사람을 소개할 때/ 주의할 점 몇 가지/ 인사하기
4. 대화의 요령
- 대화의 기본 자세/ 대화하기/ 좋지 않은 태도
5. 연설
- 준비와 연습/ 연설하기/ 갑작스럽게 연설을 부탁받을 때
2장: 편지, 카드 및 초대장
1. 편지
- 손으로 적기와 타자하기/ 편지지/ 문장/ 편지의 형식/ 겉봉 적기/ 편지의 내용/ 편지의 종류
2. 카드
- 축하 카드/ 사교 카드
3. 초대장
- 초대장의 형식/ 회답 카드의 형식/ 초대의 취소 및 회답의 변경
3장: 사회 생활의 예절
1. 일상 생활에서
- 레이디 퍼스트/ 여자가 오른족에/ 길을 걸을 때/ 기차나 버스 안에서/ 소형 자동차를 탈 때/ 자동차 풀(car pool)제도/ 모자와 장갑을 벗어야 할 때/ 지불하기/ 바른 자세
2. 여자의 옷차림
- 옷 장만 요령/ 바지와 예복/ 장신구와 부속물/ 화장과 머리 모양
3. 남자의 옷차림
- 기본 옷차림/ 사무복/ 예복/ 장신구
4. 운동복
- 테니스/ 골프/ 보울링/ 승마
5. 음식점에서
- 예약/ 자리에 앉기/ 주문하기/ 식사 예법/ 아는 사람과 마주칠 때/ 계산하기
6. 극장에서
- 연극 관람/ 오페라 관람/ 옷차림
7. 교회에서
8. 회의 운영
9. 방송 출연
10. 국기와 국가
4장: 일상 생활의 예절
1. 방문
- 꼭 방문해야 할 때/ 초대와 방문에서 주의해야 할 일들
2. 전화
- 받기와 걸기/ 초대 전화/ 공동 가입 전화/ 주의해야 할 규칙 몇 가지
3. 담배
-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주의할 점/ 담배를 삼가야 할 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지킬 예절 몇 가지
4. 클럽
- 가입과 탈퇴/ 여러가지의 클럽/ 클럽에 손님을 초대할 때
5. 카드 놀이
6. 선물
- 선물 주고받기에서의 일반 규칙/ 꽃이나 돈을 선물하기/ 여러가지 경우에 알맞은 선물
7. 여행
- 계획과 준비/ 숙박 시설/ 비행기 여행/ 기차 여행과 배 여행/ 자동차 여행
8. 식탁에서의 예절
- 훌륭한 식탁 예절이 필요한 이유/ 식사 준비가 되면/ 자세/ 식사 전의 감사 기도/ 냅킨/ 식사를 시작하는 때/ "소금 좀 이리 주세요."/ 제 손으로 덜어 먹기/ 음식을 거절하기/ 나이프와 포크 따위/ 먹는 방법/ 자질구레한 문제들/ 식탁에서 조심해야 할 일들
9. 팁
- 음식점에서/ 호텔과 모텔에서/ 기차, 비행기, 배에서/ 택시와 버스에서/ 클럽에서/ 그 밖의 경우
5장: 사교 생활/파티
1. 주인과 손님
- 주인의 처지에서/ 손님의 처지에서
2. 파티의 종류와 형식
- 만찬회/ 뷔페 파티/ 오찬회/ 다과회, 리셉션, 칵테일 파티/ 무도회/ 하우스 파티/ 축하 선물 파티/ 그 밖의 여러가지 파티
6장: 여러가지의 예식
1. 어린 아이와 종교 의식
- 출생과 세례/ 첫 영성체/ 견신례
2. 혼례
- 약혼/ 혼례 준비/ 들러리/// 옷차림/ 초대장과 혼인 통지서/ 혼인 선물/ 혼례를 앞두고 열리는 행사들/ 혼례식/ 피로연
3. 혼인 기념일 파티
4. 장례
- 첫 단계로 해야 하는 일/ 조화와 문상/ 장례 치르기/ 매장과 화장/ 장례를 치르고 나서 하는 일
7장: 가정 생활
1. 가족 관계
- 남편과 아내/ 나이 든 부모/ 별거와 이혼/ 혼자 사는 여자
2. 어린 아이
- 아이를 대하는 어른의 태도/ 아이들 사회/ 규칙에 따르기/ 벌/ 제 일은 제 스스로/ 말씨/ 식사 예절/ 사교 생활과 파티/ 양자와 양녀
3. 십대
- 가정 생활/ 용돈/ 이성 교제/ 담배, 술, 마약
4. 이웃과의 관계
5. 집안의 고용인
- 육십년 전의 집안 살림/ 오늘날의 집안 살림/ 주인과 고용인과의 관계
[ 본문 발췌 ]
"미국의 문필가 올리버 웬델 홈즈는 '진정한 신사 곧 gentleman은 신사가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신사의 조건과 자격을 고루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정의했다. 한 사람의 신사가 되기까지에는 3년은 걸린다고 생각했던 그는 아마도 어느 작가가 말한 '신사로 태어나는 것은 우연이지만, 신사로서 일생을 끝마치는 것은 그 사람의 노력에 달렸다'라는 말에 완전히 동의했을 것이다. 미국의 수필가 에머슨은 gentleman이란 말은 좋은 성품이나 덕행을 나타낸다고 하여 '먼저 사람이 된 뒤에 신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17쪽
"lady 곧 숙녀는 한마디로 '그 앞에서는 남자라면 누구나 신사가 되고 마는 여자'이다. lady라는 낱말이 사회적으로 지위나 신분이 높은 여자를 가리키는 때는 지났다. 음식점의 웨이트리스나 남의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라도 그들이 진정한 숙녀이면 그들을 lady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 17쪽
"남자가 길을 가다가 여자를 만나 말을 건넬 때에는 반드시 모자를 벗는데, 길가에서 멈춰 서서 잠깐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에는 모자를 벗고 있다가 함께 걷기 시작하면 도로 써도 된다." - 97쪽
"오페라 하우스에는 박스(box)석이라고 하는 특별석이 있다. 박스석에서는 무대와 가장 가까운 맨 앞줄의 자리가 으뜸가는 윗자리이며 남자가 이 맨 앞줄에 앉는 법이 없다. 보기를 들어, 남자와 여자가 네 사람씩 모두 여덟 사람이 박스석에 들어갈 때에는, 맨 처음에 여자 주빈이나 가장 나이 든 여자 손님이 앞줄에서 무대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고 (...) 주최자 쪽의 남자와 나머지 남자 손님이 맨 뒷줄에 앉는데, 그들은 박스석 뒤에 있는 휘장을 잘 쳐서 바깥으로부터 빛이 새어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 128쪽
"사교계에 첫발을 내디디는 젊은 여자를 가리켜 데뷰탄트(debutant)라고 하는데, 서양에서는 딸이 얼마쯤 성장하면 부모가 딸을 정식으로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데뷰탄트 무도회(debutant ball)를 베푸는 관습이 오래 이어져 와서 지금도 남아 있다. (...) 데뷰탄트는 무도회장에 들어가서 춤을 추는데, 맨 처음에 아버지와 춤을 춘 다음에 그의 에스코트를 맡은 남자와 함께 춤을 춘다. 춤을 춘 뒤에 데뷰탄트를 위해 따로 마련한 식탁에 에스코트와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식사를 한다. 그리고 데뷰탄트의 오빠나 친척 가운데서 에스코트를 한 사람 더 세워두기도 한다." - 259쪽
"집사는 또한 주인의 사교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손님의 이름과 얼굴을 모두 외우고 있어서 문간에서 손님을 맞거나 전화를 받기도 하며, 만찬 식탁을 차리는 것을 감독하기도 했다. 만찬회의 음식이 결정되면 그 음식에 알맞은 식기와 포도주를 고르고, 식기를 언제든지 쓸 수 있게 관리했다. 식사 시간에는 언제나 안주인의 자리 뒤에 서서 그가 조금만 머리를 돌리면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지시를 받을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었다." -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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